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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114

잊는다는 게 무언가를 잊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어쩌면 잊는다기보단 나를 보호하기 위해 잠시 묻어뒀다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묻어둔 기억이 다시 올라오는 느낌이랄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래서 가끔 자려고 누워있다가 떠올리기 싫은 사건들이 생각나서 이불킥 하는 날도 있다. 그중에서도 탑은 당연히 사람을 잊는 일. 누군가는 한 달 두 달 만에 금방 새로운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나는 그게 안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내게 닿은 인연들을 나는 미련하게 붙잡고 있다. 나의 오랜 친구들, 나와 맞지 않는 성향의 누군가라도 가능하다면 함께하고 싶고 오래 연락이 닿지 않거나 끊겨서 잊고 지내더라도 한 번씩 잘 지내는지 안부가 궁금하다. 그런데 또 적극적으로 연락하는 성격은 못돼서 종종 인스타나 카카.. 2023. 10. 9.
파주 수상자전거 어제는 파주에 수상자전거를 타고 왔다. 출렁다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출렁다리도 한 번 건너보고 원래 목적인 수상자전거를 탔다. 4인승은 성인 3명에 유아 1명이 탈 수 있었는데 페달을 굴리는 건 뒷좌석에 앉는 두 사람만 가능했다. 예전에 여행 갔을 때 무슨 레일 페달 굴리던 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솔직히 너무 겁먹으면서 탔는데 생각보다 수월했다. 물 위라 그런지 전혀 힘들지 않았고 슬렁슬렁 발을 굴리며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날도 선선하고 좋아서 바람도 시원했고 물소리도 너무 좋았다. 정말 제대로 된 힐링이었다. 다만 하루 종일 소화가 안 돼서 맛있는 음식을 양껏 못 먹고 돌아다닌 게 너무 슬프다. 완벽할 수 있는 하루였는데 그거 하나가 좀 아쉽다. 2023. 10. 8.
으슬으슬 부쩍 날씨가 쌀쌀해지니 몸이 으슬으슬.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추위를 느끼며 눈을 뜬다. 아직 전기장판을 꺼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근데 벌써부터 전기장판을 켜면 한겨울에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일단 꾸역꾸역 참는 중이다. 확실히 코로나 때는 마스크가 디폴트였기 때문에 감기 바이러스가 잘 예방됐는데 올해는 다들 마스크를 안 할 것 같아 어떨지 모르겠다. 여름엔 더워서 안 하는 게 좋았는데, 코로나를 계기로 매년 겨울엔 마스크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 같다. 굳이 감기 때문만은 아니고 사실 방한 효과도 톡톡히 해주기 때문에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독감보다 자잘한 감기에 잘 걸리는 타입이라 겨울에 코감기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마스크를 하고 나선 그 빈도수가 확실히 줄었다. 내일은 아침부터 약속이 잡혀있는데 자.. 2023. 10. 6.
기분 좋은 하루 오랜만에 자전거를 탔다. 집 앞에 있는 따릉이를 타고 40여분 정도 달려서 초밥집으로 갔다. 갑자기 생긴 약속이라 점심만 간단히 먹고 헤어지기로 했는데 때마침 날도 너무 좋고 일찍 출발을 해서 바로 따릉이를 찾아 탔다. 정말 너무 상쾌하고 시원하고 풍경 보는 맛이 좋았다.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없네,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평일 점심시간 직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을 시간이란 사실이 떠올랐다. 거진 4개월 이상 회사를 안 나가고 자유롭게 지내다 보니 그토록 오래 다니던 회사였는데 이 시간에 이렇게 자유롭게 밖을 돌아다니는 게 당연해지다니. 사람은 정말로 진짜 적응의 동물인가 보다. 처음엔 늦게 자도 아침 일찍 습관처럼 눈이 떠지더니 점점 자는 시간이 미뤄지고 아침에 잠을 자는 이상한 생.. 2023. 10. 5.
그 말 보고 싶다는 말은 나를 설레게 한다 좋아해 사랑해 보다 보고 싶다는 말에 가슴이 뛴다 그래서 나는 그 말을 쉽게 하지 못한다 좋아해 사랑해는 영혼 없이 뱉을 수 있는데 보고 싶다는 말은 입 밖으로 잘 안 나온다 그 말은 진짜로 보고 싶은 사람에게 진짜로 보고 싶을 때만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보고 싶다는 말을 들으면 나는 기분이 상당히 좋고 행복해진다 2023. 10. 4.
쓸쓸한 고독사 인기학원 강사가 고독사 했다는 기사를 봤다. 근데 2개월 정도 지나서 발견됐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2개월이라니... 그 사람의 부재를 눈치채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걸까. 어쩜 그렇게 쓸쓸하게 방치되어 있었을까. 2개월 만에 발견된 것도 악취가 너무 심해서 민원으로 인해 발견되었다던데. 정말 말 그대로 고독한 죽음이다. 어쩌면 미래의 내 모습일지도.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밤이다. 혼자가 편하고 너무 좋은데 내가 위급할 땐 스스로 나를 구조하지 못할 거란 사실에 괜히 두렵다. 결혼을 목표로 아등바등 이성을 소개받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되지만 결혼을 하면 좋은 점은 하나 깨닫게 된 것 같다. 서로 아플 땐 곁에서 지켜줄 수 있다는 거. 아이 문제가 아니라면 결혼 따윈 할 필요가 없다고 .. 2023.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