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경 즉석밥을 쿠팡을 통해 주문했다.
로켓 배송이었기 때문에 바로 다음날 받을 준비를 했었지만 추석 전이라 그런지 배송이 지연되었고 금요일까지는 오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금요일에도 배송은 멈춘 상태로 더 이상 진전이 없었고, 배송 늦어짐으로 인한 천 원 캐시백이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 하루 이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최대한 참으며 인내심을 가지려 했으나 지난번 새해 기분을 철저하게 망쳐놨던 GS편의점 오배달 사건의 기억이 나를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물량이 많아서 늦어지는 것은 당연히 이해할 수 있지만, 배송이 중간에 되다가 누락된 것처럼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았던 게 나를 너무 불안하게 만들었고, 기다리고 배려하는 만큼 나만 바보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에 나는 이제 참지 않기로 했다.
2021.01.02 - [일상] - 카카오 주문하기, 오배달+GS25편의점 점주 대응 불만글(스압)
그래서 결국 참지 못하고 17일 저녁 7시 반이 넘은 시간에 쿠팡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나와 같은 사람이 많아서인지 전화는 예상대로 연결되지 않았고 정말 끈기를 갖고 수화기를 들고 있었지만 도무지 연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상담사 연결 or 콜백을 받을 거냐는 선택 멘트가 나왔을 때 그냥 번호를 남기고 전화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렇게 전화가 밀리니 콜백도 늦게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잠시 딴일을 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금방 울리는 게 느껴졌다. 액정을 보니 쿠팡 고객센터에서 금방 전화가 온 것이었다. 3번 정도 진동이 울리고 허겁지겁 전화를 받아서 인사를 하는데 전화가 바로 뚝 끊기더라. 좀 당황했지만 간혹 상대방이 받지 않는 것 같아서 내가 끊는 순간 반대편에서 전화를 받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내가 받는 걸 모르고 실수로 끊은 건가? 싶었는데, 전화기를 보니 딱 1초 통화 후 종료된 걸로 찍혀 있었다.
몰랐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다시 전화가 오길 기다렸지만 전화는 울리지 않았다.
똥줄이 타는 건 나였기 때문에 나는 다시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고 또 한 번 콜백을 남겼다.
나는 지난번 GS 때와는 다르게 따질 준비를 해둔 상태였다. 물론 나와 통화하는 상대방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내가 겪은 불편함에 대해 분노할 준비를 했다. 금방 또 전화가 울렸고 나는 핸드폰만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전화를 받았다.
우선 내가 주문한 물건 배송이 늦어지고 있는데 언제까지 배달이 되는지, 배송하는 기사 연락처를 알 수 있는지 원래 목적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고, 콜백에 대한 얘기도 뒤에 덧붙였다. 쿠팡에서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콜백을 하고 있는 것인지 나는 그게 진짜 궁금했다. 몇 초 정도 전화를 하고 끊는 건지 1번만 하고 더 안 하는 건지 물어보니 자기는 통화를 연결할 수 없다는 멘트가 나올 때까지 전화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딱 정해진 기준이 없고 부서 등에 따라 스타일이 다를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하더라. 정말 너무 열이 받아서 두 사람 이름을 다 적어놨었는데 데이터가 날아가서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게 좀 안타깝다.(물론 다시 전화해서 물어보면 알 수는 있겠지만 시간 아깝다)
1번 상담사가 내가 인사하는 중 전화를 끊은 것. 그리고 다시 전화하지 않은 것. 나는 이것에 대해 2번 상담사에게 기분이 나빴다는 사실을 전달했고, 1번 상담사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2번 상담사는 매뉴얼대로 나에게 미안하다며 불편했겠다며, 해당 내용은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배송에 대한 것은 본인도 어쩔 도리가 없는지 당일 자정까지 기다렸다가 안 오면 취소를 하던가 현재 품절 상태인데, 주문 취소를 했다가 재입고 시 다시 주문을 넣어주겠다는 해결 아닌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냥 결국 한마디로 배송 늦어지고 있는 게 맞고 미안하긴 하지만 해결책은 없다 이 소리를 기분 나쁘지 않게 돌려서 말하는 듯했다. 취소하고 재입고 후 주문하면 지금보다 더 물건을 늦게 받는 꼴 아니냐 하니 우물쭈물하면서 그렇다고 하더라. 대신 천 원 외에 하루 더 늦어진 것에 대해 이천 캐시를 더 넣어주겠다며 기다려 달라고 했다. 일단 나는 물건을 취소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알겠다며 첫 통화를 그렇게 마무리했다.
그런데 물건 배송 유무와 무관하게 1번 상담사 때문에 내 시간을 더 소비한 것이 열이 받아서 쿠팡에 고객의 소리에 글을 남겼다. 솔직히 나 열 받았으니 좀 달래줘! 이런 심정으로 막 쓴 글이라 재수 없게 썼다. 그냥 답변으로 죄송하다 앞으로 조심하겠다 찍 달고 말겠지 하는 심정으로.
내가 봐도 좀 재수 없긴 하지만 사람이 한 번 된통 당하게 되면 독해지게 되더라.
여하튼 금요일에 저렇게 불만 글을 쓰고 토요일 낮에 밥을 먹고 있는데 쿠팡으로부터 또 전화가 왔다.
솔직히 답변으로 사과할 줄 알았는데 전화가 와서 당황했다. 일단 전화를 받으니 내가 쓴 고객의 소리 때문에 전화를 한 게 맞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1번 상담사 때문에 전혀 무관한 다른 사람이 또 나한테 사과를 하는 게 나도 어이가 없고 미안하긴 했지만 일단 다시 글에 써진 내용을 앵무새처럼 또 얘기했다.
내가 이름을 적어놨는데 지워져서 정확하게 말은 못 하지만 통화기록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을 2번 상담사를 통해 진즉 확인해뒀으니 1번 상담사 꼭 찾아서 일처리 그따위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전달해달라 했다.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데, 누구는 몇 분씩 전화기 들고 애타게 기다리다가 예약전화 남긴 것을 자기는 그냥 몇 초 띡 전화하고 안 받네? 하고 끝이냐고. 내부적으로 콜백 할 때 기준 같은 거라도 좀 정하라고. 물론 누구나 사정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번엔 나도 내 사정만 생각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엔 진상짓도 좀 했다. 결국 수요일에 주문한 게 목요일, 금요일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았는데 하루 더 늦어진 만큼 더 보상해주셔야 되는 게 아니냐고(진심 내가 이런 진상의 말을 꺼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랬더니 당황해하면서 원래 하루 늦어지는 거 외에 더 늦는 기간만큼 더 추가 보상은 없다 하더이다. 그런데 나는 어제도 기본 캐시 외에 늦어진 보상을 받았다고 하니 확인해보겠다며 기다려달라더니 침묵. ㅎㅎ 아마 자기들끼리 진상이네 어쩌네 하면서 해줘 말아 이런 얘기 오고 갔을 듯하다. 안 해줘도 그만이었고 그냥 해본 말이기도 하다. 솔직히 그건 제 힘으로 안된다 죄송하다 이 정도 뉘앙스만 풍겨줬어도 그냥 알겠다 했을 거다. 한참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돌아오더니 얘 진상이네 결론으로 났는지 배송 늦어짐+콜백 불만 건을 핑계로 소소하게 이천 캐시를 더 주겠다고 했다. 나는 알겠다며 본인도 본인 잘못도 아닌데 싫은 소리 들어서 짜증 나겠지만 나도 기분이 나빠 어쩔 수 없었으니 꼭 그 상담사에게 일처리 잘하라고 전달해 주라며 마무리했다.
그런데 결국 배송은... 주말을 지나 월요일이 되어 도착했다.
주말 내내 배달이 안 와서 열 받긴 했지만 아무래도 추석 연휴가 껴있어서 물량이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늦어지는 게 뻔한 거면 대체 왜 로켓배송 타이틀을 걸고 배송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물량이 많은 기간만이라도 그냥 일반 배송으로 돌려놓던지 해야 소비자 입장에서 맘 놓고 기다리는데, 마치 하루 만에 배송해줄 것처럼 로켓배송을 달아놓고는 배송현황에서는 업데이트 되는 것도 없으니 불안해서 연락을 하게 만드는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거다.
GS편의점과, 이번 쿠팡 로켓배송 지연 사건을 겪으면서 나는 배송이 늦거나 잘못된 것에 대해서도 화가 나긴 하지만 그보다도 그 이후 상대방의 태도가 미흡하면 그 점에 대해 더 화가 난다는 것을 알았다. GS편의점은 진심 상대방이 나를 빡돌게했다 싶을 정도로 화가 나도록 대처했었고. 쿠팡 고객센터 분들은 그래도 다들 친절하고 해결해주고자 노력해주셔서 좋았다. 다만, 첫 콜백이 인사 중에 끊긴 건지 끊은 건지 모르겠으나 다시 전화도 하지 않았던 게 내 시간만 더 낭비하게 만든 것 같아서 그게 좀 열 받았다.
요약.
쿠팡 로켓배송 시켰는데 이틀이 지나도 안 옴. 고객센터 콜백 요청.
콜백 왔는데 호다닥 받았으나, 받자마자 인사 중에 뚝. 부들부들.
다시 전화가 안 와서 재콜백 남김. 배송 늦음+이전 콜백에 대한 불만으로 빼애액.
그래도 분이 안 풀려서 고객의 소리에 콜백 불만 글 테러. 다음날 또 전화가 옴.
똑같은 얘기 또 빼애액. 일처리 똑바로 해라, 전달하라고 빼애액.
보상으로 나 달래줘라, 개진상 빼애액.
그러나 엔딩은 로켓배송이었으나 15일 주문, 20일 배송 완료로 처참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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