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가 밝았다. 벌써 1월 2일이다.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뭔가 해 먹기엔 어설픈 시간이라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다가 카카오톡에서 GS25편의점 채널 추가 시 배달비 무료 쿠폰 이벤트를 발견했다. 이것이 사건에 시작.
그냥 요기요나 배달의민족에서 평상시처럼 시켜먹을 것을. 내 잘못인가?
우선, 12:50분경 모든 결제를 완료하고 기분 좋게 배달을 기다리고 있었다.
배달 소요시간이나 리뷰 등으로 봤을 때 30분 정도면 배달이 온다고 하였으나 새해이고, 배달이 밀릴 수도 있으니 1시간까지는 기다려보았다. 그런데도 배달이 감감무소식이다.
요청사항에 " 문 앞에 놔주세요 " 라는 단어를 넣어놨기 때문에 혹시나하고 문을 열어봤지만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다.그래도 최근엔 1시간 30분 정도 배달이 늘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조금 더 참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1시간 30분이 지났는데도 배달이 확인되지 않는 것이다. 2시 30분 전후로 이건 너무 늦는다 싶어 뭔가 문제가 있음을 느끼고 배달이 잘 된 건지 혹시 오배달이 된 게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판단되어 연락을 시도했다.
1. 카카오 주문하기 메뉴, 주문 내역 확인. 1:1 문의글 남김.
직접 얼굴 보고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접수 완료에서 배달완료로 넘어간 게 맞는지 1차 확인. 접수에서 넘어가지 않은걸 확인하고 배달이 안 됐다 판단하여 1:1 문의글을 남김.
토요일이라 그런 건지 원래 빠른 답변이 달리지 않는 건지 답변은 달리지 않음. 글 작성하며 확인하는 5시 시점에도 답변은 달려있지 않음.
2. 카카오 주문하기 고객센터로 발신.
너무나 답답하여 카카오 주문하기 쪽으로 번호를 찾아서 고객센터로 발신을 시도.
전화기는 울리는 것처럼 벨은 계속 가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음. 마찬가지로 토요일이라 그런 건지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통화량이 많은 것을 감안하고 계속 들고 있었지만 전화기가 자동으로 끊어지는 시점까지 전화연결은 불가했음.
2~3차례 했으나 전화연결 불발.
3. GS25편의점 해당 지점으로 발신.
안 되겠다 싶어 GS25편의점 해당 지점으로 직접 번호를 검색하여 전화연결 시도.
마찬가지로 바쁜 건지 잠시 자리를 비운 건지 전화 연결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은 3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일단 배달 진행에 대한 상황만 확인하고 싶었는데 정말 아무 곳에도 연결이 되지 않자 답답함이 나를 가득 채웠다.
어디에도 전화가 되지 않자 카카오톡 톡 상담을 다시 시도하기로 한다.
4. 카카오톡 주문하기 톡 상담 시도(이제부터 좋게 끝날 수 있는 것이 열받게 해결되는 과정)
일단 2시 30분 기점으로 초조해진 나는 미리 전화를 하면서 톡 상담으로도 문의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주문 접수 확인> <배달 지연 문의> 등 챗봇에 있는 내용을 통해 문의글을 남겼으나 당연히 기계적인 답변이 되돌아올 뿐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상담원 연결 요청을 시도.
아무리 시도해도 접수됐다는 멘트만 자동송출이 되어 답답해서 연결이 되긴 하냐고 묻는 와중에.
어이없게도 배달 서비스 리뷰를 등록하라는 자동메세지가 전송이 되어왔다.
주문하신 음식이 만족스러우셨냐고? 지금 배달이 오지도 않아서 여기저기 연락을 하고 있는데. 참 웃기지도 않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잘 받았는지 확인 절차도 없이.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다시 배달 진행에 대한 문의 글을 올렸다. 그리고 결국 한 20분여 만에 겨우 연결이 진행되었다.
다만, 이 상담사가 내 말을 제대로 잘 보고 해결해주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분명 위에서 나는 여러 가지 확인을 요청했는데, 배달이 되었어도 접수로만 보이고, 알림이 안 오는 게 맞는지(1), 배달을 다른 곳으로 잘못한 게 아닌지(2)에 대한 답변은 보시다시피.
" 요청 사항에 기재한신 내용대로, 문 앞에 전달되었을 것 같습니다. "
네?
너무 어이가 없는 나는 바로 답변을 달고.
우선 물어본 질문에 대한 답변은 1도 없이 확인해보겠다는 노력에 뉘앙스도 없이 니가 문 앞에 요청했으니까 거기에 있겠지. 거의 뭐 그런 뜻으로 받아들여지는 답변이 돌아온다.
물론 내가 먼저 " 배달이 안 왔어요 확인해 주세요! " 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니 돌려 말하는 걸 못 알아들으면 이해를 못할 수도 있겠네, 지금 보니. 응. 그래.
일단 여기서부터 확인하고 잘못 배달된 거면 다시 받아야겠다 이 정도의 잠잠한 기분이었던 나는, 슬슬 화가 올라오는 것을 참고 누른다. 오배달에 대한 확인요청을 하는 고객에게 " ~같습니다 " 라며 짐작하는 단어를 쓰는 걸 보고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다시 한번 내 요청사항을 기재한다. 그러자 바로 매장으로 토스하는 상담원.
말투에도 쿠션어등 전혀 뭐 아 물건 못받아보셨습니까? 라는 단어는 없이 아 그래 내 일 아니니까 매장이랑 니가 직접 확인해. 이런 느낌.(나만 그래? 그렇다면 내가 문제일 수도)
아무튼 매장에서 나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며 상담은 마무리.
5. GS25편의점 매장과 통화.
정확히 찍힌 기록에 3:18 분에 전화가 와서 통화를 시작했다.
남자/여자 같이 전화를 받던데 여자가 처음에 차분하게 질문하면서 자기네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며 물건을 못 받은 게 맞냐며 질문을 시작한다. 당연히 못 받았으니 그렇다고 대답했고, 뒤에 남자가 갑자기 끼어들기를 하더니 자기네 전산상에는 문제없이 1:15분경에 배달이 완료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늦게 연락을 한 거 아니냐는 둥, 자기네 라이더가 사진까지 다 찍었다는 둥. 마치 증거 다 있으니까 그만하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이다.
일단 나도 처음 겪는 일이고. 저쪽도 처음 겪는 일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내 입장도 소비자 입장에서 돈은 냈는데 받은 것은 없으니 억울한 거 아닌가? 서로 반대되는 입장이고 저쪽에선 사진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하니 처음엔 나도 아 그럼 문 앞에 두고 가라고 해서 누가 가져갔나? 이런 생각도 했다.
하지만 증거가 있으니 확인은 해봐야지? 그래서 기분은 나쁘지만 시시비는 가려야 하니 아 그럼 나도 확인할 수 있게 그 사진을 좀 보내달라고 말을 꺼냈다. 그랬더니 남자분이 급발진을 시작함.
???
아니 자기네가 배달 완료한 사진이 있다고 해서 아 나도 좀 보겠다 하는 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
심지어 화내는 이유가 자기가 찍은 게 아니고 라이더가 찍은 건데 어떻게 주냐고 갑자기 급발진을 시작. 그게 말이야 방귀야..? 라이더한테 사진 받아서 나한테 전달해주면 되지.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그렇게 화를 내는 건지;;
근데 여기서. 이성의 끈을 붙잡고 있던 나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그래도 매장+라이더 입장을 고려해서 1시간 반이나 참았고. 물론 화가 나서 전화한 거지만 진짜 악질 진상처럼 지랄하려고 전화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솔직히 2시간도 훌쩍 넘었는데 기분 나쁜 티 좀 내고 다시 보내달라고 하려고 했지. 잘못 배달됐을 확률이 많으니. 그런데 갑자기 저렇게 급발진을 하니 나도 너무 열이 받았다.
" 아니 배달 완료한 사진이 있으시다면서요??? 그거 그럼 받아서 보내주시면 되죠!! " 대충 뭐 이런 식으로 버럭 하면서 화를 냈음. 그랬더니 여자가 다시 중간에 끼면서 아 자기가 그럼 라이더한테 확인해보고 전화를 주겠다고 해서 짜증 나서 네하고 그냥 뚝 끊어버렸다.
와씨. 내가 뭐 고객이 왕이다! 진상부리자! 이런 것도 아니고.
배달이 안 와서 전화했고, 자기네가 사진이 있다고 해서 그거 좀 보내달라는데 왜 저렇게 화를 내는 건지도 이해가 안 되고. 나를 무슨 물건 받아놓고 괜히 트집 잡는 진상 쓰레기처럼 취급하는 기분이 들었다. 1월 2일부터 진심 기분 더럽게.
너무너무 화가 나서 전화를 끊고 손가락이 다 떨렸다. 그렇게 화를 진정시키고 있는데, 사진이 전송되었다.
(이렇게 쉬운 것을 왜 그렇게 화를 낸 건지 아직도 노이해)
위에 사진을 보내면서 저렇게 두고 갔다고 하여 바로 우리 집이 아닌 것을 알아봤다.
여기서부턴 나도 2차 분노. 너무 화나서 문자를 저렇게 보내버렸다. 좀 싸가지 없는 말투긴 한데 나도 사람인지라 참을 수가 없었다.
일단 배달 잘못된 게 맞아서 내 말이 맞았던 것. 애초에 나는 확인을 하려고 전화했는데 사진 요청하니 저쪽에서 버럭 화를 냈던 것. 완료됐다고만 하고 오배달에 대한 것은 확인조차 하지 않았던 것. 그 와중에도 ㅋㅋ 너네집 주소가 ㅇㅇㅇ가 맞냐면서 내가 잘못 적은 게 아닌지 탐색하는 것. 정말 대단하다. 얼마 없는 리뷰에는 뭐 사장님 친절하다 배달 빠르다 이런 거 적혀있던데, 사람은 진짜 이런 일을 겪었을 때 나오는 게 본성인 거 같다. 물건 사고 계산하고 나갈 땐 다 친절하지. 자기 가게면.
애초에 배달이 된 걸로 나오는데 못 받았다고 하니 우선 확인을 해보고 연락주겠다. 라고 하고 라이더를 통해 해당 사진 확인해서 나한테 먼저 전송하는 정도의 노력만 보여줬어도 나도 잘못 배달된 거 바로 보고 그냥 아 배달이 잘못된 거 같네요. 라이더님한테 확인해서 저희 집으로 다시 배달해주세요. 이렇게 마무리할 참이었는데. 새해부터 나도 모르는 사람과 싸우고 싶진 않았는데. 너무 화가 나서 환불해달라고 보냈다.
그랬더니 다시 전화가 와서 뭐 라이더랑 확인을 해본 결과 잘못 배달한 게 맞는데 뭐 어쩌구저쩌구 주절주절. 잘못 배송했는데 그 배달받은 집이 가져갔다는 둥 어쩌고 저쩌고. 너무 짜증 나게 뭐 변명 늘어놓으면서 결론적으로 니가 원하는 게 환불이면 전산상으로 안되니까 니가 환불을 하란다. 카카오 주문하기에서.
아니 애초에 내가 배달이 안될 때 환불이 됐으면 미리 했지. 취소가 됐으면 미리 취소했지. 왜 당신들한테 여기저기 전화하고 문의 남기면서 전화를 했을까요? 뭐 그냥 받을 거면 받아도 되는데 물건 다시 준비해야 돼서 시간이 걸린다, 환불은 전산문제로 고객이 직접 해야 된다고 이러면서 나보고 선택하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거다.
다 짜증 나고 귀찮아서 아 왜 잘못은 그쪽에서 해놓고 나보고 환불하라고 시키냐 그러니 라이더가 자기 잘못이니 자기가 배상한다고 한다는데 그건 좀 아니지 않느냐면서 라이더 편을 들더라. 나한테만 빼고 착한 사장님이신가 보네.
웃기지도 않지. 라이더도 고의로 잘못 배달한 건 아닐 테고 나도 배상을 원하고 지랄하는 건 아니지만 GS25편의점 점주 대응이 너무너무 짜증 났다. 처음이란 이유로 그렇게 미흡하게 처리하면 다 웃으면서 넘어가는 건가?
나도 라이더에겐 연락하지 않으려 했지만 말하는 투가 또 너무 변명스럽고 짜증 나게 이도 저도 확답을 하는 게 아니어서 그냥 내가 라이더한테 책임배상 물을 테니 번호 달라고 하고 받아서 발신했다.
GS25편의점 점주들이랑 더 말도 섞기 싫었다. 그냥 나한테 죄송한 마음이 말투에서 느껴지지 않았고, 이 상황을 그냥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걸로만 느껴졌음. 위에 내용도 보면 물건을 회수하든 말든 환불받겠다는 고객에게 저딴 문자는 왜 하는 건지 이해도 안 됨. 회수했는데 뭐 어쩌란 거지.
라이더랑 통화 시엔 내가 좀 격양돼서 말하긴 했는데 결론적으로 나는 당신이 배달 실수한 건 사람이라 가능하다고 보지만, GS25편의점 점주 대응이 거지 같아서 물건 받고 싶지 않으니 환불 원한다. 내가 결제한 만큼 딱 환불만 받을 거고 물건도 그냥 알아서 처리해달라고 했다. 라이더도 잘못 배달한 책임은 있지만 나랑 GS25편의점 점주 사이에서 왔다 갔다 통화하면서 아마 괴로웠을 거다. 확인하고 전화한다고 하면서 중간에서 통화하다가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이 환불이냐고 하여 시스템이고 뭐고 난 다 모르겠으니 그냥 직접 계좌로 결제한 만큼만 입금해주고 나머지는 알아서들 처리하라고 마무리했다. 근데 자꾸 라이더가 이 남은 음식은 자기가 안 먹는 거라며 받으라 해서 지인들 주라고 받기 싫다고 했는데, 자기 실수인데 자기가 줘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하여 짜증 나지만 그냥 받기로 했다. 사실 나는 라이더한테 환불받고 땡치면 그만이지만 그 물건이 다시 GS25편의점으로 들어가서 그쪽이 이득 보는 것도 기분 엿같을 거 같아서 그냥 못 이기는 척 받겠다고 함.
환불받고 물건 받아 챙기는 진상처럼 보이긴 싫었는데. 아무튼.. 하.
솔직히 집 근처인데도 배달비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춥고 나가기도 귀찮아서. 그냥 한번 카카오톡 주문하기 이용해서 주문해본 건데. 소중한 내 반나절을. 그것도 새해되고 얼마 되지도 않은 이 시점에 화내고 기분 나쁜 일로 보내버렸다. 배달시킨 GS25편의점 위치도 다 알고 어느 지점 인지도 다 아는데, 너무 치가 떨려서 절대로 안 갈듯.
처음 겪는 일이면 더 알아보고 확인하고 대응을 해야 되는 게 맞는 거지, 처음이라 모른다고, 자기 보기엔 잘된 게 맞다며, 앞뒤 확인도 없이 고객을 의심하는 말투로 대응하는 저딴 지점엔 가고 싶지 않다.
요약.
배달시켰는데 1시간 반이 지나도 안 옴.
여기저기 문의글 남기고 연락하다 카카오톡 주문하기 상담원에게 어이없는 답변만 받고 매장 연결까지 진행
매장 남자가 배달에 문제없다며 빼액. 배달완료 사진 있다고 하여 확인 진행.
오배달 확인.
내가 빼액. 열 받으니까 환불해 달라고 빼액.
라이더까지 넘어가서 통화하고 환불. 물건은 받을 생각 없었으나 라이더가 미안하다며 줌.
기분 굉장히 엿같은 날이었음.
+) 카카오 주문하기 시스템은 아직도 너무 미흡한 듯. 앞으로 안시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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