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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 예능. 기타

그녀는 예뻤다, 드라마. 줄거리 및 감상.

by 보통의아이 2021.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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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2015.09.16. ~ 2015.11.11 사이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이다. 드라마 소개 글을 보면,

주근깨 뽀글머리 '역대급 폭탄녀'로 역변한 혜진과 '초절정 복권남'으로 정변한 성준, 완벽한 듯 하지만 '빈틈 많은 섹시녀' 하리, 베일에 가려진 '넉살끝판 반전남' 신혁, 네 남녀의 재기발랄 로맨틱 코미디라고 소개되어있다.

 

2018.11.21~2019

 

나는 이런 드라마가 참 좋다.

현실이 시궁창 같아도 꿋꿋하게 열심히 살아내는 주인공 이야기.

전체적인 큰 틀이 유쾌하고 재미있고 한 인간이 점점 성장해가는 그런 이야기.

 

소개에서는 역대급 폭탄녀로 역변했다고 나와있지만 사실은 역변이 아니라 삶에 치여 꾸미는 것조차 사치로 여기며 치열하게 삶을 살아 가고 있던 혜진이가 어린 시절 자신의 첫사랑과 다시 만나게 되고, 잊고 있던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가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예뻤다를 보며 마음에 들었던 것은 외모지상주의가 심한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드라마치고는 외모에 대한 지적이 생각보다 별로 많이 나오지 않는다. 제목부터 뜯어보면 혜진이 외모에 대한 지적이나 뒷담화가 불편할 정도로 나오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가 있는데 생각보다 정말 착한 드라마(?)였다.

직장도 잡지사가 배경인데 다들 혜진이 외모에 대해 별 관심들이 없다. 물론 편집장이 한 소리하고, 초반엔 외모에 대해 친구와 비교되는 내용도 잠깐 나오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사실 너무 못났다, 역변했다, 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건지 악성 곱슬에 주근깨까지 추가한 설정이 다소 과하게 느껴져서 외모 지적을 한 마디씩 할 수밖에 없도록 캐릭터를 잡아놨기 때문에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달라서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예쁘고 인기 많은 친구 하리와 폭탄 머리 혜진이가 절친으로 나오고, 서로 미워하고 이간질하지 않고 다시 예쁘게 친구 사이로 남는 것도 너무 좋았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으나 내가 생각하는 나의 첫사랑(혹은 짝사랑)은 외모가 준수했다.

그땐 어렸고, 결국 외모가 좋은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마음이 가면 그 사람의 행동들이 그냥 다 좋게 느껴졌으니까.

그런데 혜진이는 그 어린 나이에도 성준이의 외모가 아니라 성준이라는 사람 그 자체를 보고 좋아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에 폭탄 머리의 혜진이가 되었어도 다시 사랑받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그녀는 예뻤다 초반에 성준이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자신의 첫사랑 혜진이를 알아보지 못한다.

눈앞에서 그녀를 스쳐 지나가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게 되고 혜진이가 스스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게 만들었다.

어린 시절엔 예쁜 외모에 퀸카였던 혜진이였기에 성준이 입장에선 당연히 기억 속에 남아있는 사람과 비슷한 사람에게 눈길을 줬을 뿐이겠지만 그 사소한 어긋남이 혜진이를 그림자로 만들었다.

 

예쁜 친구 하리를 통해 딱 한 번만 본인인 것처럼 성준이와 만나게 부탁하고 그것으로 모든 것을 잊고 정리하고자 했지만 우연찮게 하리와 성준이가 다시 만나게 되면서, 하리는 지금껏 누구에게도 받아보지 못했던 성준이의 다정한 모습들에 흔들리게 된다. 아마 나였어도 나를 혜진이로 착각하고 한없이 다정한 성준이의 모습들을 보면 붙잡고 싶었을 것 같다.

다만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실수를 반복한다는 이유로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된 진짜 혜진이를 향한 성준이의 독설과 비난의 모습들은 조금 납득하기 어려웠던 부분들도 있었다. 물론 회사 생활과 개인 사생활이 같을 순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겨봤지만. 조금 과하게, 앞뒤 상황판단도 없이 심하게 분노하긴 했음..(첫사랑과 같은 이름인데 완벽하지 못한 모습들이 열 받았다는 식의 말을 하는데 사실 그것도 완벽히 이해는 안감, 더 나중에 끌리는 마음이 혼란스러워서 화내는 지점에선 이해되기 시작)

 

그래서 그런지 서브 남주로 나온 신혁이가 현실에서는 진짜 멋진 남자라고 생각하면서 드라마를 봤다.

과거니 현재니 첫사랑이니 외모니 다 떠나서 신혁이가 정말 진국인 캐릭터다. 세상 유쾌하고 눈치 빠르고, 잘 챙겨주면서 뭐 그렇게 바라는 것도 없는지.. 아니 그렇게 서브 캐릭터를 멋지게 설정하면 어쩌란 건지..

무튼 성준이가 외모만 별로였어도(결국 외모지상주의가 또..) 이 드라마 남자 주인공은 신혁이라며 혜진이가 신혁이에게 홀랑 넘어갔어도 이상할 게 없는 캐릭터였다.

 

어쨌든 드라마는 주인공 혜진이와 성준이가 오해를 풀고 다시 행복해지는 결말로 끝난다.

성준이가 혜진이를 얼마나 특별한 존재로 생각해 왔는지는 드라마를 보면 그게 너무 잘 느껴져서 진짜 혜진이를 알아채지 못했을 때 막대하던 모습들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른다. 자꾸만 (폭탄머리) 혜진이에게 흔들리는 자신을 멈추려고, 자신의 첫사랑 혜진이에게(라고 믿는 하리) 마음을 주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너무 안쓰럽다.

그녀는 예뻤다를 보면서 좀 사람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해본 거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좋아했던 사람들이 그 외모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좋아하지 않았을까?

뭔가 달라졌으려나. 아니면 어떤 외모였던 그 사람들이 그 성격이기 때문에 좋아하게 된 걸까?

그 성격과 그 외모가 결합돼서 내가 매력을 느낀 걸까?

솔직히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고, 내가 성준이 입장이었다면 과연 혜진이를 나중에라도 의심하거나 알아볼 수 있었을까? 나라면 과연 알아볼 수 있을지, 그게 궁금하긴 하다.

 

 

 

압니다. 저라도 팀원이 사고 난 줄 알았으면 달려갔을 겁니다.


난 아닌데. 김혜진씨라 달려간 거였어요, 나.
처음엔 사실 좀 거슬렸어요. 근데 언제부턴진 잘 모르겠는데
같이 얘기하고 같이 있는 시간들이 점점 좋아졌고
그쪽한테 신경 쓰면 쓸수록 내가 나쁜 놈이 되는 것 같아서
일부러 더 싫어하려고도 했었는데, 제 스스로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나 김혜진씨가 신경 쓰여요.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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