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처음 떠나보내고
한동안은 현실인지 꿈인지
구별하지 못하다가
이내 현실에 발은 붙였으나
꿈인가 싶은 날들이 반복됐다
어떤 날은 처음부터
내가 혼자였던 게 아닐까
의구심마저 들었다
다른 이의 장례식에서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눈물은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었다
당신을 보낼 때
꿈과 현실을 분간도 못한 채
내가 미처 흘리지 못한 눈물을
그제야 서럽게 쏟아냈다
그 이후엔 누군가의
부고 소식이 들려오면
나는 차라리 코로나에 감사했다
코로나 핑계를 대며 마음만 전달했다
장례식에 가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당신을 처음 떠나보낼 땐
흐르지 않던 눈물이
당신을 떠오르게 하는
단어만으로도 이젠 줄줄 흐른다
현실은 늘 잔인하고
당신은 내 꿈에도 나타나지 않지만
오늘도 나는 과거의 행복했던
그 언젠가를 생각하며
과거의 기억으로 오늘을 살아간다
언젠가 본 적 있는 글이
내 머리에 깊이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우리는 그의 죽음에서
자신의 죽음을 미리 맛볼 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그와 함께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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