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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만화속세상

냄새를 보는 소녀, 웹툰 완결. 냄새가 보이는 순간 완벽한 범죄는 불가능하다.

by 보통의아이 2021.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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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보는 소녀, 웹툰 완결. 냄새가 보이는 순간 완벽한 범죄는 불가능하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유명한 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를 보았다.
음. 처음 이 제목을 봤을 때 난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떠올렸다.
그냥 뭔가 제목의 뉘앙스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1도 연관성 없어 보이지만.

다만, 냄새라는 단어 때문에...
사실 그닥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웹툰이었다.
처음 그림체를 봤을 때도 평소 내가 좋아하는 느낌의 그림체가 아니었고
제목이나 그림체 등을 봤을 때 솔직히 작가님께 죄송하지만!
왠지 모르게 유치한 내용일 거라고 짐작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왜 이 웹툰이 드라마화까지 됐던 것인지
왜 인기가 좋았던 것인지 직접 보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고.
내 지레짐작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이었는지 나 자신을 탓하게 되었다.

정말 각 에피소드가 전부 다 너무 스릴 넘치고 재미있었다.

주인공 윤새아. 고등학생 여자아이.
첫 시작은 영화관에서. 냄새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새아는 온통 냄새로 범벅된 영화관에서
오징어 냄새를 없애기 위해 옆자리에 있던 남자에게 티트리 냄새를 뿌린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치하고 뻔한 내용이겠거니 했는데..!)

그런데 영화관에 갑작스레 불이 나고, 옆자리의 오징어 남자는 본인이 경찰이라며
사람들을 대피시켰고 이 만남을 계기로 새아와 경찰 평안이의 에피소드들이 시작된다.

눈으로 냄새를 보는 새아는 불길을 피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됐지만
빠져나가기 직전 방화범과 마주쳐 공격을 받고 기절을 하여 병원에 입원한다.

사실 새아는 2년 전 화재 사건으로 부모님을 잃고 혼자 그 현장에서 살아남았다.
그 화재 속에서 어떤 계기를 통해 눈으로 냄새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새아는 노원이라는 남자에게 보호받게 되는데,
이 노원이가 냄새와 관련된 업종(?)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새아가 눈으로 냄새를 본다는 것을 알게 되어 냄새 구별하는 법을 새아에게 알려주게 된다.

물론 현실이라면 누군들 그런 말을 쉽게 믿을 수 있을까.
냄새를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새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관 옆자리에서 오징어 냄새를 풍기던 경찰.
그는 새아가 진짜 냄새를 눈으로 볼 수 있는지 확인을 하고는
후에 그녀의 말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처음에는 경찰도 뭣도 아닌 고등학생 여자애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정보만을 얻고 위험한 일에 뛰어들지 않도록 돌아가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새아는 범인을 쫒는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사실은 부모님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 범인일까 싶어 그랬던 거지만.
부모님의 사건과는 상관없다는 사실에 범인에게 흥미를 잃고
나와 상관없다는 식으로 마음을 돌려버리기도 하는 등
정말 10대 고등학생의 흔들리고 갈등하는 마음들을 너무 잘 표현한 것 같다.

내 원한과 이유가 있어 쫒고. 그게 아니니 더 이상 관심 없다.
이게 인간의 솔직한 마음 아니냐고! 더군다나 고등학생 여자라면!
처음부터 남일에 끼어들어 정의의 이름으로 체포하겠다! 이런 게 되냔 말이지.

새아와 오징어 경찰, 평안이는 서로의 도움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새아가 흔들릴 땐 평안이가 새아를 잡아주고.
평안이가 위험할 땐 새아가 도움을 주고.
새아에게 평안이는 첫인상이 별로인 아저씨였지만
차츰 평안이의 인간다운 모습들에 마음을 열고 평안이를 좋아하게 된다.

물론! 성인 경찰과 10대 고등학생의 러브 스토리.
라고만 한다면 참 자극적인 소재이고 미성년자가 개입되어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불편할 순 있다.
그렇지만 이 웹툰에선 범죄사건을 쫒는 내용이 우선이고
러브라인에 대한 내용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일단 새아가 먼저 평안이를 짝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딱히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요정이.
ㅎㅎ 요정이를 보면 예전에 유행하던 얼짱들이 생각난다.
그때쯤 나온 웹툰인 걸까? 요정이가 처음 등장하던 장면에선 어찌나 웃었는지.
그 당시 얼짱이라고 tv에 나왔던 애들의 화장법과 너무 똑같게 잘 그리신 듯.

요정이는 단순히 지나가는 엑스트라인 줄 알았는데
새아의 도움을 받고 그녀를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친구가 된다.
물론 눈에 대한 비밀을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나마 새아에겐 단짝인 친구가 되고
요정이를 계기로 요정이 삼촌과의 연결끈이 생기게 되어
부모님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되는 나름 중요한(?) 인물이었다.

마냥 해맑은 그 시대 고등학생 그 자체다.

요정이의 삼촌으로 등장한 베타.
물론 그 이전에도 스치듯 지나친적은 있으나 서로 정식으로 만나는 것은 학교에서.
처음 등장 당시 경찰을 좋아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와서
어렴풋하게 베타도 뭔가 사연이 있는 캐릭터인가 보다 싶었었는데..
뒤에서 전체 흐름에 연관되어있는 주요 인물이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었다.

베타의 성향을 그대로 나타내 주는 말.
베타 또한 부모님을 잃었다. 다만 그 상대가 마피아 조직이었고.
베타는 절망하는 대신 상대 조직인 MF6 조직의 알파를 찾아가
자신의 복수를 도울 것을 부탁하고 MF6 조직을 위해 살아가게 된다.

정말로 질질 짜지 않고 때려 부수는 쪽을 선택한 베타.

냄새를 보는 소녀를 계속 보다 보면 베타라는 캐릭터가 참 묘하게 매력 있다.
딱히 괜찮은 사람이라곤 생각되지 않지만, 어떤 장면들에서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느껴진다.
묘하게 새아와 비슷한 점이나 겹쳐 보이는 지점들이 있어서 그런 것도 같고.

나쁜 남자가 섹시하다까지는 아니어도
정말 나쁜 놈 같은데 간간히 다정한 면모가 보여서 그런 것도 같다.
이래서 맨날 착하다가 한번 못되게 굴면 욕먹는 거야.. ㅎ

강력 5팀 소속의 여자 형사, 염미.
다리를 쓰지 못해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누구보다 포스 있고 똑똑한 형사.
새아가 본격적으로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 사건에 함께 있던 형사이자 능력자!

냄새를 보는 소녀가 정말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여자 캐릭터들에 있다.
새아가 그저 조력자 입장에서 정보만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는 것.
새아는 주체적으로 먼저 움직이고 뛰어들면서 온 몸으로 부딪히는 캐릭터로 나온다.
물론 고등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많이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매력적인데 여자 형사 염미. 능력도 좋고 눈치도 빠르고 강단 있다.
그리고 처음에 저년은 뭐야라며 봤었지만, 끝에 가선 짠내 풀풀 풍기던 엡실론까지.

우리 편 너네 편, 남자 여자 할 거 없이..
사실 대부분의 주조연급 캐릭터들이 하나씩 매력을 갖고 있다.
그냥 마냥 밉고 나쁜 놈이다, 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쁜 놈인데 왜 매력까지 있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스토리다.
그냥 아예 싹 다 매력적이어서 미워할 수 없게 만들거나
아예 철저하게 악당은 악당이라며 사연 하나 없이 처단하게 만드는 것.

사실은 둘 중 하나여야 하는데 ㅎㅎ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는 MF6 조직의 알파 한 명. 그가 절대악이고
그 외에는 하나씩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매력적인 인물들로 보였다.

타부.
ㅠㅠ 처음에는 뭐 저런 맹하고 이상한 애가 다 있지?라고 생각했으나..
점점 타부에게 마음이 갔다. 그리고 사실 첨에는 왜인지 여자인 줄 알았음;;
엡실론한테 누나라고 해서 놀랬네 ㅎㅎ

타부는 진짜 냄새를 맡고 조합하는 일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캐릭터.
놀라운 것은 타부가 만든 향수만으로 마약처럼 사람이 미치기도 하고
향기를 펴 놓고(?) 잠을 자듯 편하게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낸다.
죽음의 향수라니. 고통 없이 죽는 것은 좋지만 왠지.. 그런 게 실제로 있다면 슬플 거 같다.

그리고 타부가 너무 짠내 났던 것은 그 이름 때문이었다.
프랑스어로 타부는 '금기'라는 뜻이라는데, 타부가 어릴 때 어머니가 그를 버렸고
버리면서 타부에게 너는 금기로 태어났다고 말했기 때문.

새아는 눈으로 냄새를 보고 타부는 코로 냄새를 느끼지만
타부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 새아는 끝내 타부를 경찰에 넘기지 않고 놓아준다.
경찰에 잡혀 감옥에서 썩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타부의 마음을 눈치챈 새아가
차마 그를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던 것.

그리고 새아는 결국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손으로.

솔직히 매 에피소드마다 너무 재미있어서 다 기록하고 싶기도 하지만..
단순 요약본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웹툰으로 보는 게 훨씬 더 재밌다.

요즘은 짤이나 부분 영상으로 많이들 챙겨보고 시간 절약을 하는 듯 하지만..
나는 좋아하는 작품들은 꼭 다 챙겨보는 스타일이고.
솔직히 편집된 내용만으로는 그 안에 담긴 전체 내용을 다 이해하긴 힘들다고 본다.

드라마는 각색이 많이 됐다고 해서.. 흠.
볼까 말까 고민만 하고 있는 중인데 하필 또 남자 주인공이.. 그분이셔서..
몰입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단 드라마는 보류하는 걸로.

분홍색 눈으로 세상을 보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야.
이 눈이, 냄새가, 나를 뒤흔들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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