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의 늪, 게임의 세계로 빠져들다
최근 들어 손가락이 자주 쑤신다. 처음엔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원인을 곰곰이 되짚어보니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스마트폰 게임이었다.
PC 게임을 접은 이후로 게임은 더 이상 내 삶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더 이상 게임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뿌듯함 같은 게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마치 생명줄처럼 붙잡고 있었다.
지하철 안에서도, 침대 위에서도,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무조건 게임을 켰다.
그리고 느끼지 못했다.
내가 다시 게임에 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문제는 내가 무언가에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는 점이다.
그게 좋게 작용할 땐 괜찮다.
하지만 게임처럼 즉각적인 자극과 보상이 반복되는 활동은, 중독의 시작이 되기 딱 좋다.
스마트폰 게임은 시간을 정해두고 하기 어렵다.
"한 판만 더", "이번만" 하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보면 두세 시간은 기본으로 사라져 있다.
짧은 쇼츠를 계속 넘기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처럼,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하고 있을 때는 기분이 좋다.
도파민이 뇌를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을 끝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오는 건 허무함과 자책감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성향 자체가 중독에 취약하다는 걸 이번 일을 통해 다시금 느꼈다.
게임은 그나마 도박이나 마약에 비하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중독이다.
그래서 더 무섭다.
누구나 하기 때문에, 위험을 경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앞으로는 게임을 시작할 때 반드시 알람을 맞춰두고 할 것이다.
10분이든, 30분이든.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종료하고, 게임 외의 시간에는 최대한 스마트폰을 멀리해 보기로.
또, 하루 중 게임을 해도 괜찮은 시간대를 정해두고, 그 외 시간에는 게임을 하지 않도록 루틴을 짜볼 생각이다.
이건 단순히 게임을 줄이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내 일상과 시간, 그리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시도다.
게임은 재밌다.
도파민이 터지는 쾌감은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는 강력한 힘이다.
하지만 게임을 끝내고 나면 무언가가 허전하고, 결국 다시 그 자극을 좇게 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강한 자제력보다는 작고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게임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후회 없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게임이 머릿속을 맴돈다.
하지만 오늘은 알람을 맞춰두고, 정확히 30분만 하기로 했다.
그 30분을 끝내고 나면, 후회 대신 작지만 뿌듯한 기분이 남길 바란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아동 마트 흉기 난동 사건, 일상 속 안전을 다시 생각하다 (0) | 2025.04.23 |
---|---|
기분도 날씨도, 하루 만에 바뀌는 요즘 (0) | 2025.04.22 |
오늘은 패딩, 내일은 반팔? 날씨야 정신 차려.. (0) | 2025.04.14 |
넷플릭스 몰아보기 후유증, 낮잠 그리고 빵 테라피 (0) | 2025.04.12 |
동네 꽃구경을 갔다. 잔잔하고 평온한 좋은 하루였다. (0) | 2025.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