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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 그리고 남겨진다는 것.

by 보통의아이 2025.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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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당연한 것도 없고,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도 없다. 사람도, 동물도 결국엔 온전히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잠시 소유하고, 가까이하고, 키우고, 사랑하지만, 결국엔 언젠가 이별을 맞이해야 한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남겨진 사람의 마음에서도 무언가가 사라진다. 언젠가 어디선가 읽었던 글처럼, 소중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도 반은 따라가는 것 같다는 말이 떠오른다. 물론,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그렇다.

슬픔은 꼭 눈물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펑펑 울며 감정을 쏟아내고, 또 어떤 사람은 말없이 모든 것을 삼킨다. 나는 후자의 사람을 알고 있다. 그 애는 언제나 덤덤했다. 슬픈 일에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애의 지쳐 보이는 얼굴을 보면서 과거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나는 안다. 슬픔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을 때 더 깊이 새겨진다는 걸. 그래서 나는 그 애가 울지 않는 것이 더 슬펐다. 슬픔을 꾹꾹 눌러 담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친구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기쁜 순간을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친구라고 말한다. 좋은 일이 생기면 같이 축하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우정이라고 한다. 매우 공감하지만 나의 경우엔 슬플 때 곁에 있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누군가에게 가장 힘든 순간, 가장 아픈 순간에 옆에 있어 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의 슬픔을 온전히 공감할 수도 없고, 대신 아파줄 수도 없다. 그저 함께 있어 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하지만 그 시간이야말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순간, 내 곁을 지켜준 사람들을 잊을 수가 없다. 물질적인 도움보다도,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고, 내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찾아와 준 그 마음을 기억한다.

삶은 아이러니하다. 친하다고 믿었던 사람보다 오히려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더 큰 위로를 줄 때가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이 다가와 손을 내밀고, 따뜻한 말을 건넨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 무심하게 지나칠 때, 한 번 스쳤을 뿐인 인연이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넬 때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가 가진 인연을 함부로 단정 지을 수 없다. 어쩌면 지금은 스쳐 지나가는 사람도 언젠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아주 가까운 사람이 예상치 못하게 멀어질 수도 있다.

사람도, 관계도, 시간도 영원하지 않다. 원치 않아도 언젠가 모든 것은 변하고, 우리는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슬픈 순간에 손을 잡아주던 사람, 말없이 곁을 지켜주던 사람, 나 대신 눈물을 흘려줬던 사람, 그 순간 내 곁에 있어줬던 그 모든 사람들을 나는 영원히 기억할 거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큰 위로는 못되어도 울지 않는 그 애 옆에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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