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무의식 속 이야기
어제는 오랜만에 꿈을 꿨다. 하지만 정작 꿈의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뭔가 기묘한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막상 깨어나니 머릿속이 새하얗다. 마치 손끝에서 잡힐 듯 말 듯 사라지는 연기처럼, 기억이 흐릿해져 버렸다.
꿈을 꾸고 난 후의 찝찝함은 참 묘하다. 특히나 꿈속에서 어떤 중요한 사건이 있었던 것만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을 때, 마치 뭔가를 잃어버린 기분이 든다. 분명 무의식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일 텐데도, 나는 그것을 다시 떠올리고 싶어 한다. 최근 벌거벗은 세계사와 벌거벗은 한국사 관련 콘텐츠를 본 탓인지, 내 무의식 속에서도 그런 시대적 배경이 펼쳐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과거의 역사 속 인물이 등장했을지도 모르겠다.
꿈은 왜 잊혀질까?
사람은 매일 꿈을 꾼다. 하지만 대다수는 아침이 되면 잊는다. 과학적으로 보면, 뇌는 수면 중에 하루 동안 받은 정보를 정리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기억은 삭제되고, 중요한 정보만 장기 기억으로 저장된다고. 꿈도 마찬가지다. 우리 뇌는 꿈을 현실과 분리된 비현실적인 정보로 인식하고, 이를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삭제해 버린다.
하지만 가끔은 꿈에 일정 부분이 너무 생생해서 오래 기억에 남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강한 감정을 동반한 꿈일수록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한다. 무섭거나 슬픈 꿈, 혹은 너무나도 행복했던 순간이 담긴 꿈은 아침에 깨어난 후에도 한동안 잊히지 않는다. 반면, 별다른 감정 없이 흘러간 꿈은 쉽게 사라진다.
어제 꿈에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꿈속에서 누군가를 봤다는 것이다. 정확히 누구인지 떠오르지는 않지만, 익숙한 느낌이었다. 가끔 꿈에서 아주 오래전에 만났던 사람을 보기도 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 같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인물을 만나기도 한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꿈속의 인물은 실제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 조각을 조합해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즉, 완전히 새로운 얼굴이 아니라, 우리가 이전에 한 번이라도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의 얼굴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것일 수도 있다는 거다. 나는 그저 왠지 아는 사람이었을 것 같다는 느낌만 있다.
그래서 가끔 꿈을 기억하고 싶을 때가 있다. 마치 잃어버린 조각을 다시 맞추고 싶은 기분이랄까?
꿈을 기억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꿈 내용을 적는 것이란다. 꿈은 깨어난 직후 가장 선명하며, 시간이 지나면 점점 희미해지니까. 따라서 베개 옆에 작은 노트를 두고, 눈을 뜨자마자 기억나는 대로 적으면 꿈을 좀 더 오래 간직할 수 있다고 한다. 근데 뭐 그렇게까지 기억하고 싶은 건 아니고 사실 깨어나는 순간 대부분의 꿈이 기억나지 않는 편이라서.
어제의 꿈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왜 기억이 나지 않는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꿈이 기억날 정도로 잠을 설친 건 아니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정신승리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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