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하나가 이렇게 어이없는 상황을 만들 줄은 몰랐다. 편의점에서 얼음컵을 사 온 건 정말 간단한 이유에서였다.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려고 했던 것이다. 반년 전에 충동적으로 샀던 술이 집에 그대로 남아 있어 어떻게든 처리하고 싶었다. 술과 토닉워터를 얼음컵에 섞어 먹으면 시원하고 완벽한 혼술 타임이 될 것 같았다.
문제는 그 얼음컵을 냉동칸이 아닌 냉장고에 넣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하이볼을 즐길 계획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얼음컵은 천천히 녹고 있었다.
얼음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가는 게 큰일은 아니지만, 분명 편리함을 위해 돈을 지불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컵 속 얼음이 녹아 물이 되어버린 것을 보며 허탈함이 밀려왔다. 원래는 당장 사용하려고 사 왔는데 결국 제 역할을 못 한 얼음컵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혼술도 잘 하지 않는 내가 얼음컵까지 사 온 건 사실 조금 어색한 행동이었다. 게다가 반년 동안 먹지도 않았던 술을 꺼내려 했던 건, 더 이상 공간을 차지하게 둘 수 없다는 나름의 합리화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계획이 녹아버린 얼음처럼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은 간단하다. 얼음을 샀다면 바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 아니면 최소한 냉동실에 넣어둬야 한다는 사실이다. 냉장고에 넣으면서부터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돈으로 편리함을 사는 건 좋지만, 그 편리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결국 손해는 나의 몫이 된다.
작은 실수였지만 그만큼 황당하고 어이없던 경험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얼음을 포함한 어떤 물건이든 구매 후 바로 활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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