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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낮에 사전투표를 했다.
사실 크게 지지하는 어떤 당이나 사람은 없지만 내게 주어진 권리는 행사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투표했다.
어차피 무기명 투표이니 백지를 내도 그게 내 의지를 뜻하는 바겠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하나씩 찍어 냈다.
사실 예전엔 투표 자체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투표권을 갖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눈물들을 생각하면 놔버리기도 미안한지라 투표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정말 어렵게 얻어낸 권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 이후로 내 권리를 함부로 할 수가 없다.
근데 이렇게 투표를 종용하는 시기에만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돌아다니며 홍보하는 게 참 아니꼽다. 지하철역에도 어찌나 열심히 행차들을 하시는지..
그리고 또 웃긴 게 투표권이 없어 보이는 어린 사람들에겐 인사도 안 하는데 참 어이가 없었다. 사람 가려가며 한 표 받아보려는 그 마음이 참.
며칠만 지나면 곧 투표가 끝날테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조용해지겠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 가만 보면 국민들을 대신해 나라일을 하라고 뽑는 건데 왜 국민들이 그 사람들 앞에서 조심하고 눈치를 보게 되는 건지도 참 아이러니다.
권력이란 게 그래서 무섭고 갖고 싶어서 안달 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나 보다. 나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기에 이렇게나 이해할 수 없는가 보다.
여하튼. 이번에 사전투표율도 엄청났다고 하는데 본 투표에도 많이들 참여했으면 좋겠다. 부디 투표할 수 있는 소중한 권리를 꼭 행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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