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착한 아이 증후군을 겪었다. 왜 생겼는지 잘 모르겠으나 나는 타인 눈치를 정말 많이 보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으로 삼키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성인이 되어 초반에는 사람 관계가 정말 힘들었다.
사소한 일로도 쉽게 상처받고 싫어도 거절 못하고 내 속마음을 숨기는 일이 많다 보니 누군가와 겉으로는 친한 척 웃어도 내적으로는 크게 친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도 사람 관계가 쉬운 것은 아니나 나를 좀 내려놓고 어쩌라고 라는 생각을 갖고 대하니 이전보단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 거절도 곧 잘하게 됐다. 아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로 싫은 것엔 싫다고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내가 원치 않는데 억지로 착해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길거리에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을 보고도 안쓰러워 꼭 받아가던 사람이 나였는데 이제는 흐린 눈을 하며 지나간다. 내게 진짜 필요한 게 아닌데 억지로 받아 주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좋은 게 좋은 거라지만 나는 이제 남보다 나를 더 챙기기로 마음먹었다.
나를 챙겨줄 사람은 나뿐이라서.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일은 굳이 나서서 하지 않기로. 착한 아이는 이제 멀리 떠나보내기로 했다. 늘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으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은 그런 게 불가능하니까.
동화 같은 이야기를 동경하고 좋아하지만 현실은 냉혹한 곳이니까. 착한 아이는 아이인 채로. 멀리 떠나보내기로 한다. 나는 이제 아이가 아니니 더 이상 착하게만 살 수는 없다. 나를 위해 나는 이기적으로 살아야겠다.
나를 감정쓰레기통으로 쓰던 어떤 사람 때문에 이런 마음이 더욱 커졌던 것 같다. 누군가의 쓰레기통으로 살기엔 내가 너무 억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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