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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밝은 척 가면을 쓰고 싶어도

by 보통의아이 2024.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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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최악을 생각하며 산다.
걱정을 하고 최악을 생각해 두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마냥 긍정적이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이런 나를 모르는 사람은 나를 보며 단순하다거나 멍 때리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사실 그 말도 맞다. 그런 순간들도 꽤 많다.

그런데 간혹 나를 잘 모를 것 같은 사람이 내게서 어두운 면을 발견하고 그걸 내게 말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는 너무 당황스럽다. 내가 얼마나 티를 냈길래? 이런 생각이 들어 한동안은 본래 모습보다 밝은 척 애써 노력도 해본다.

나를 보며 겉으로는 순둥해 보이는데 할 말은 냉정하게 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나를 얼마나 쉽게 본 걸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저 내 입장과 상황에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했을 뿐인데 그걸 냉정하다고 생각하다니?

평소에 내가 순둥 한 건 맞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는데. 대체로 많은 상황 속에서 유한 모습을 보이다가 한두 번 내 의견을 강하게 말하면 꼭 저런 말을 듣는다.

순둥 한 줄 알았는데 성격 있다.
생각보다 고집이 있네.
평소에는 느긋하더니 성격 급하네.
등등.

사람이 어떻게 한 면만 가지고 있을까. 내 반쪽짜리 모습만 보고 혼자 착각해 놓고는 내가 본인 생각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며 나무란다.

나는 사실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하고 생각보다 집착하는 것도 많고, 성격은 느긋해 보여도 뭔가를 기다리는 것은 잘 못하는 인간이다. 원래부터 그랬다. 당신이 몰랐을 뿐.

나는 단순하지만 걱정도 많다. 순해 보이지만 내 생각이 있고 고집도 있고 아닌 건 아닌 사람이다.

그래서 난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들이 부럽다, 고 항상 생각해 왔었는데 그들도 가면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시종일관 밝고 시끄럽고 주변에 사람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고 부럽기도, 닮고 싶기도 하다. 시종일관 밝은 척 꾸미는 게 가능한가?

내 기준에선 밝은 척 애쓰는 것도 한계가 있고 혹여나 그런 게 가능한 사람이라면 정말 존경스럽다. 난 아무리 밝은 척 가면을 쓰고 싶어도 나의 태생적인 기질을 미처 다 가리진 못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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