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학 친구들과 만나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다.
점심도 먹고 카페도 들리고 저녁엔 고기와 술을 하며 하루 종일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어디선가 친구란 시시껄렁한 얘기를 주고받고 장난치는 관계라고 했던 얘기가 생각난다. 딱 그런 관계인 친구들이었다. 어릴 때처럼 농담 따먹기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는 타인을 내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다. 아마 그 애들도 느꼈을 거다. 그리고 20대 때의 나는 내 인생에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었기 때문에 항상 우중충한 기운을 발산하고 지금보다 훨씬 날카롭고 뾰족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의 인연을 놓지 않고 때때로 한 번씩 만나 인연을 이어가 주는 게 고맙기도 하다. 무슨 득 될 게 있어서 찾는 관계가 아니라 그냥 만나서 농담하는 그런 관계.
내 이득을 위해 누군가를 만나는 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목적이 있고 스스로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니까. 사람관계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친구 관계에서 어떤 목적 없이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소중하게 여겨진다. 요즘 누군가에겐 너무 감정 쓰레기통이 된 느낌이라 그런지 더 좋았다.
듣기 싫은 소리, 지치는 얘기, 힘든 얘기, 속상한 얘기 일절 없이 그냥 웃고 떠들었던 하루였다. 머리를 비우고 그저 먹고 얘기하고 웃다가 하루가 끝났다. 매일을 이렇게 살 순 없겠지만 가끔 한 번씩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은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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