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 지내는 나지만
나에게도 때때로 외로움은 찾아왔다
다만 외로움은 행복만큼 일시적이었고
주변 환경에 크게 영향받지는 않았다
어떤 순간 일시적인 감정으로 스쳐가곤 했다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동료도 결국은 타인일 뿐,
나는 그 누구에게도 헛된 기대를 품지 않는다
아니, 이제는 그러려고 노력한다
내가 가득 실어 보낸 기대감은
언제나 더 큰 실망감과 배신으로 돌아오거나
영원히 나를 떠나는 것으로 되돌아왔으므로
나는 이용해먹기 딱 좋은 호구이기도 했는데,
막상 내가 이용해보려고 나쁜 마음을 먹으니
내가 실컷 욕한 그 인간들과 동일선상에 있다는 게
그게 너무 열이 받아서 그만뒀다
소소한 외로움
소소한 행복처럼 간결하고 짧게
잠깐 스치듯 나를 지나치는 감정
물도 고이면 썩는 것처럼
내 감정들도 좋든 나쁘든 계속 흘러가길 바란다
근데 사실,
내 외로움은 그리운 마음의 부산물이다
나는 그립다는 감정의 끝에서 외로움을 느끼므로
나에게 외로움은 그리움, 또 과거이다
갑자기 친구와 옛날에 나눴던 대화가 생각난다
한창 둘 다 땅굴 파고 들어갔을 때의 대화가.
야. 너 그거 알아?
세상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도 있대.
거짓말하지 마. 그게 말이 되나?
진짜라니까? 진짜로.
아무리 힘들어도 죽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나도 충격받았잖아.
갑자기 이 대화가 생각난 것은
과연 외롭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도 있을지
그것이 궁금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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