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진행중, 치과 후기
2020.8.1 토요일. 오래 앓고 있던 왼쪽 어금니를 발치했다.
사랑니도 뽑아본 적 없던 나에게 자연 발치는 난생처음 겪는 고통이었다.
다행히 치과가 가깝고 정말 내가 여태 가본 치과중에 최고로 친절했다.
원장님, 간호사님 모두 친절하고 이렇게 상세하게 설명해준 곳이 없었던 것 같다.
솔직히 금액적인 부담이 커서 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그리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일단 시작은 작년 3월경 금으로 떼워둔 크라운이 저절로 벗겨지는 일이 있었다. 지금 다니는 치과 말고 회사 근처에 있는 다른 치과에 가서 떨어진 금을 붙여놨지만 그 이후에 왼쪽 어금니 쪽으로 음식을 씹는 게 불편해서 오른쪽으로만 음식을 먹었다.
해당 치과에서는 붙이기만 하면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고만 말해주고 그 외에 어떤 설명이나 당부를 하지 않았다.
잇몸이 좋지 않다며 잇몸 치료나 하러 오라는 말뿐.
사실 치과는 과잉 진료에 대해 말이 많기 때문에 조심스러울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 경우에는 치아 사진도 찍고, 자연적으로 금니가 떨어졌는데 왜 해당 어금니에 대해 어떤 말도 안 해줬던 걸까 조금 의문이 들기는 하다. 뭐, 그때는 별 문제가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후로 1년이 지난 올해 3월경. 이번엔 왼쪽 사랑니쪽이 붓고 아파왔다.
너무 아파서 가까이 있는 아무 치과에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겹치지 않는 곳으로 바로 들어가서 약 처방을 받았다. 이번에도 치아 사진을 찍었으나 아프다고 하는 사랑니에 대해서만 약 처방을 해주고, 계속 아프면 발치해야 된다고 했다. 그리고는 덤덤하게 내일 발치하러 오라고 했다. 사랑니가 누었고 음식물이 계속 끼일 테니 빼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하루 종일 말을 해야하는 직업의 종사자고, 평일엔 발치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의사는 그럼 시간이 될때 오라며 약을 처방해주곤 다른 환자에게 갔다.
나는 처방해준 약을 먹고 사랑니의 통증이 가라앉자 다시 치과를 잊고 지냈다. 솔직히 약 처방만으로 지낼만하다고 생각했고, 발치까지 해야 되나 하는 생각에 통증이 가라앉자 다시 별 일 없이 지냈던 것 같다. 조금 무섭기도 했다.
그러다가 얼마 안지나 지난 7월 중순경에 이번엔 반대쪽 사랑니가 너무 아파서 치과를 찾아다녔다.
지난 반대편 사랑니보다 훨씬 잇몸이 많이 부었고,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었다.
오후에 시작된 통증으로 당장 갈 수 있는 회사 근처나 인근 야간진료 병원으로 알아보다가 집에서 가까운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고, 퇴근 후에도 야간진료 덕에 갈 수 있고 주말에도 진료하는 치과를 찾게 되어 방문하게 되었다.
일단 당일 너무 아파서 전화로 예약없이 방문 가능한지 문의하니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당일 바로 방문하고 약 처방을 받아서 사랑니 쪽 통증은 가라앉았다.
현재 다니는 치과에서도 사진을 찍었는데, 단순히 약 처방으로 끝내는게 아니고 상세하게 왜 잇몸이 부었고 아픈 건지 설명을 해주셔서 좋았다. 물론 이전 치과에서도 사랑니가 누었으니 빼라고는 해주셨지만.
그런데, 간호사님이 사진을 보시더니 사랑니만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혹시 금니쪽에 문제가 없냐고 질문하셨다. 사진상으로는 크라운 아래로 치아가 까맣고 마치 썩은 것처럼 보인다며 오래됐냐고 하셨다.
나는 아주 오래전 크라운을 했고 작년 3월경에 금니가 떨어져 다시 재부착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간호사님은 씹는 것은 문제가 없냐, 통증은 없냐 여러 가지 질문을 하셨다.
나는 통증은 없으나 금니가 조금 어긋난 느낌이 들어 솔직히 해당 어금니로 음식을 씹는게 조금 어렵다고 말씀드렸다.
통증이 없으면 괜찮을 수도 있지만 씹는데 문제가 있다면 해당 치아도 확인해보는 게 좋다고 하셔서 그러자고 했고, 해당 치아 쪽만 상세하게 다시 사진을 찍으셨다.
그리고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 어금니 아래 치아가 이미 다 썩은 상태라는 얘기.
어렸을 때 신경 치료를 하고 마감했기 때문에 통증이 없었던 것 같고, 물론 씹는 것에 문제가 없다면 놔둬도 된다고 하셨지만 나 스스로도 씹는 것에 문제를 느끼고 있었다. 금니가 들뜬 느낌이 있다고 하자 괜찮다면 임플란트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라 하셨다. 어느 정도 시기가 걸리는지,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등등 너무나도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다른 치과처럼 해야 된다. 언제 하시라. 이런 식의 말투가 아닌 상세히 설명해주고 왜 해야 되는지에 대해 이해를 시켜주시는 게 좋았다.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잘 설득해 주셨다.
솔직히 나도 어금니 쪽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느꼈고, 치료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어금니에 대해 언급해주지 않았고 해야 되는 이유 등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기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거다.
결국 목돈이 들긴 했지만 해당 어금니는 임플란트를 위해 8월 1일에 발치를 하고 일주일 후 실밥을 제거한 상태다.
발치하는 동안에도 원장 선생님이 통증 없이 진행하려고 엄청 노력해주셨다.
계속 아픈지 체크해주고 조금이라도 통증이 있다면 말하라 하시면서 계속 마취를 해주었기 때문에 정말 하나도 아프지 않게 발치할 수 있었다. 물론 마취가 풀리고 나선 지옥을 맛보았지만.
어금니 앞뒤로 치아가 유착되어 있어서 한 번에 뺄 수 없다며 조심스럽게 발치해주셨다. 그리고 뿌리가 휘어 있어서 남들보다 조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신다. (심지어 보통 뿌리가 3개인데 난 4개였다고 한다)
일단 지금은 잇몸이 너무 부어서 실밥을 제거하고도 일주일 정도 더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이번 주에 치과에 들려 본뜨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아.. 그런데 솔직히 임플란트 다 마무리되면 누워있다는 사랑니도 뽑을까 고민 중에 있었는데 발치 후의 통증이 정말 엄청나다. 사람마다 느끼는 고통의 크기나 기간은 다 제각각이라던데 나는 통증이 너무 은은하게 오래가는 것 같다.
차라리 한방에 강렬하게 아프고 말면 좋을 텐데 약을 먹어도 일주일 내내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실밥 제거하고 지금은 조금 괜찮은 것 같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유독 오래 통증이 가는 것 같다.
사랑니 발치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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