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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온 집안이 암흑이 된 밤, 그리고 덜렁거리는 전등

by 보통의아이 202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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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집안이 암흑이 된 밤, 그리고 덜렁거리는 전등


온 집안에 불이 갑자기 나갔다. 한두 군데도 아니고, 정말 모든 불이 꺼져버렸다. 밤늦게 이런 일이 생기니 당황스러웠다. 급하게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했는데, 당직이라 그런지 오기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불이 꺼진 것 자체는 어떻게든 나중에 처리해도 되겠다 싶었지만, 괜히 내가 전등을 만졌다가 일이 더 커진거다.

전등 덮개만 빼려고 돌리다가 천장에서 전등 본체가 통째로 떨어진 것이다. 등은 전선에 매달린 채로 덜렁거렸고, 나는 어이가 없었다. 혹시라도 무거운 유리 덮개 때문에 전선이 끊어질까 봐 마음이 조급해졌다. 혼자 있어서 잡아주는 사람도 없고, 검색을 해도 직접 붙일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갖고 있는 공구도 약해서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결국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다시 연락해서 급하게 등 본체만 천장에 임시로 붙여놓았다.

직원이 두꺼비집을 만지더니, 전구가 나간 것 같다며 전구만 갈아 끼우면 된다고 했다. 덕분에 급한 불은 껐지만, 전등을 한 번에 다 갈아 끼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곤하다. 누가 잡아주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작업이 훨씬 수월할 텐데, 이런 일로 전문가를 부르기도 애매해서 일단 직접 전구를 사서 교체할 예정이다.

그런데 문제는 관리사무소 직원이 올라가서 작업하다가 플라스틱 의자가 깨졌다. 의자는 그거 하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어떻게 올라가서 작업해야 할지, 의자도 새로 사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다. 어떤 의자를 사야 좋을지 모르겠다. 플라스틱 의자는 너무 약해서 검색해 보니 접이식 의자가 튼튼하고 좋은 게 있다던데 고민된다.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별일 아닌 것도 괜히 크게 느껴진다. 전등 하나 교체하는 것도, 의자 하나 고르는 것도, 혼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하나씩 해결해 가야지. 이번엔 임시방편으로 급한 불만 껐다. 내일은 미리 예정된 일박 여행이 있어서 돌아오면 전구부터 갈아 끼워야겠다.

요즘 좀 심심하다고 생각했더니 스펙터클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그냥 잔잔하고 심심한 게 더 좋은 거 같기도..

위태로운 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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