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사고, 돈 주고 버리는 삶의 아이러니
물건을 비우는 일, 그리고 홀가분함에 대하여
요즘 나는 물건을 비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소중하다고, 아득바득 이고 지고, 물건을 쌓아가며 살아왔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특별히 소중하지 않은 물건도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 의미가 부여되어, 쉽게 버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집 안에 쌓여 있는 물건을 보면 오히려 속이 답답해진다. 솔직히 다 갖다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필요 없는 물건들을 싹 다 정리하고 싶지만, 한 번에 할 수 있는 양이 아니다 보니 조금씩 정리하는 중이다. 좁아터진 코딱지만 한 집인데도 버릴 게 왜 이렇게 많은지, 정리하고 또 정리해도 어디선가 또 버려야 할 물건이 계속 나온다. 정말 마음 같아선 싹 다 한 번에 집어넣어 폐기물로 처리하고 싶지만, 현실은 분리수거도 해야 하고, 내 체력도 한계가 있어서 조금씩 천천히 비워내고 있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것도 아닌데, 그냥 싹 다 버릴까 고민 중이다. 솔직히 한 번 본 책을 다시 꺼내 보는 일은 정말 드물기 때문에, 그냥 다 비우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요즘은 정말 최소한의 물건만 남기고 다 버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데 버리는 것도 돈이 든다는 사실이 새삼 충격이다. 종량제 봉투를 사는 것도 돈이고, 대형 폐기물을 버릴 때도 돈이 든다. 무료 나눔이나 중고 사이트에 내놓는 것도 내 시간을 써야 하니, 결국 시간도 돈으로 환산하면 그만큼 손해 아닌가 싶다.
다이어트할 때 우스갯소리로 돈 내고 살 찌우고, 다시 돈 내고 살 뺀다고 하는데, 물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돈 주고 사서, 또 돈 주고 버리는 이 우스꽝스러운 일이 반복된다는 게 참 웃프다. 그래도 요즘은 정신없이 버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필요 없는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조금은 홀가분해지는 기분이 든다.
추억이고 나발이고, 결국 물건은 꺼내서 쓰지 않으면 쓰레기일 뿐이다. 짐 덩어리일 뿐이고. 어차피 추억은 내 기억 속에 남아 있고, 사진으로도 남길 수 있다.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는 게 맞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추억이 담긴 물건은 사진으로 남기고 버리라고 하던데, 정말 그게 정답인 것 같다.
이번 주말에도 계속 버릴 물건들을 정리해야겠다. 조금씩 비워내며, 내 공간과 마음도 함께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정말 필요한 물건만 사고 혹여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게 된다면 미련 없이 버리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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