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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만화속세상

컬러풀, 다채롭고 감동적인 동화같은 이야기

by 보통의아이 2019.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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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웹툰은 <컬러풀>이다.

네이버나 다음이 아닌 버프툰이라는 곳에 연재되어있는 웹툰으로 현재는 완결된 상태이다.

그리고 현재 무료로 이 웹툰을 볼 수가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료로 볼 수 있는 상태인데, 유료로 전환이 될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처음에는 귀여운 그림체와 컬러풀이라는 제목에 끌려 만화를 클릭했다. 무료이고 완결이 됐다는 사실도 한몫했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중간에 만화가 끊기게 되면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더라. 어느 순간 바쁜 일상에 치여 그 만화를 잊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네이버나 다음 위주로 즐겨 보는 몇 개 웹툰을 제외하고는 완결된 만화 위주로 찾아서 본다.

 

컬러풀은 스토리 형식의 만화이지만 1개의 내용으로만 쭉 연결되어있지는 않고, 각 파트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1개의 웹툰을 보면서 그 안에서 또 다른 여러 이야기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내용만 골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옴니버스 형식의 만화이기 때문에 이런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것 같다. 또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다 보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나는 컬러풀의 모든 이야기를 다 봤는데 전체적으로 감동적인 느낌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동화 같은 느낌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찾는다면 추천해주고 싶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먼저 읽어보고, 아이에게 추천해줄 만한 이야기들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만큼 괜찮은 웹툰이다.

 

특히나 컬러풀 중에서 나는 '해피'라는 강아지가 나오는 이야기와 로봇과 사람의 우정 이야기인 'BLUE' 이야기가 좋았다. 해피 이야기를 읽을 때는 강아지를 좋아해서 그런지 너무 감정이입을 해서 보게 되었고, 해피의 입장에서 보게 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해피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해피.

 

'해피'의 내용은 어찌보면 그냥 단순하다. 그냥 어떤 한 강아지, 해피의 견생(?)을 다루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분양되는 강아지처럼 어느 한 가정집에서 태어나고 엄마와 떨어지고 누군가에게 분양되어 가족으로 같이 살게 되는 이야기. 그러다가 사람의 생각과는 달리 똑똑하지도 얌전하지도 않은 어린 강아지였던 해피는 버림받고 유기되어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된다. 새로운 주인은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였다. 버려진 강아지와 노숙자의 이야기인셈이다.

 

그렇지만 해피는 노숙자와의 생활에서도 결국 행복해질 수 없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자기 자신도 돌보지 못해서 노숙자가 된 사람이 강아지를 키운다니! 말이나 되는 얘기냔 말이다.

노숙자는 개를 훔쳐와 구걸에 이용한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해피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오며가며 마주쳤던, 마음에 썩 들진 않았지만 유일하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수의사를 찾아가 자존심을 굽혀가며 도움을 요청한다.

 

수의사의 도움으로 노숙자는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지만 결국 해피를 계속 키울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수의사에게 해피를 맡기게 된다. 사람은 이렇듯 자신의 환경이나 판단에 따라 너무도 쉽게 누군가를 떠나보낸다. 물론 노숙자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은 맞지만 사람이 아닌 해피의 입장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을 떠나보내는 게 되는 것이다. 해피는 처음 엄마의 품에서. 자신을 입양했던 주인의 품에서. 새롭게 보금자리라고 생각했던 노숙자의 품에서 모두 버림받은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결국 전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피는 수의사에게 입양되어서 이전에 생활들보다 훨씬 안락하고 평안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노숙자와 보냈던 시간보다도 훨씬 긴 시간을 수의사와 보내게 되었고 이전의 생활들과는 다르게 풍족하게 지낼 수 있었다. 또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으며 이전엔 생전 보지 못했던 장난감도 가지게 되었다. 또다시 버려졌다는 생각에 한참을 우울해하던 해피였지만 수의사에게 마음을 열고 다시 새로운 견생을 즐기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상처가 나면 상처가 아물어도 자국이 남는 것처럼 해피는 행복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을 슬프게 하는 것들을 마음에서 지우려고 노력했던 것이었고, 행복해지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피가 노숙자를 잊고 이제야 다시 행복해지려고 하는데 노숙자가 다시 수의사와 해피 앞에 나타난다. 멀끔해진 모습으로. 해피를 떠나보낸 후 다시 새 삶을 살고자 노력했던 노숙자가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벌어서 조금은 달라진 모습으로 해피를 만나러 온 것이다.

 

 

처음에 해피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아니 알아보지 못하는 척한다.

그러다가 해피의 시점에서 버림받은 슬픔에 대해 의인화하여 대화하듯 말을 쏟아내는데 이 장면이 어찌나 슬펐는지 모른다. 자신은 항상 혼자였고 가족 따윈 없다고. 언제나 버림받은 기억뿐이라고 눈물을 흘리면서 소리치는데 마치 노숙자가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해피를 꼭 끌어안아준다.

 

 

사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수의사도 단순한 엑스트라는 아니다. 노숙자의 아들로 어렸을 때 이미 그에게 버림받은 아들이 수의사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자신과 어머니는 상처 받고 버림받은 기억뿐, 즐거웠던 기억이 없는데 노숙자가 된 아버지가 강아지에게 애정을 쏟아붓는 것을 보고 어이없어하고 화를 내던 캐릭터였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해피라는 강아지를 통해 단순히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가족 간의 소통이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다시 한번 다짐을 한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내 욕심만으로는 절대 그들을 케어할 수 없으니 함부로 키우면 안 된다고. 키우고 싶다는 이 욕심을 억누르고 랜선 집사로서 만족해야 한다고.

 

모두가... 날 버렸어...

알아? 한 명도 빠짐없이 다 나를 버렸다고..

가버려! 왜 나타난 거야!

이젠 다 잊었는데 왜 나타난 거야!

날 버릴 거였으면 왜 사랑했냐고..!

날 이렇게 떠나보낼 거였으면...

행복은 가르치지 말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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