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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는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 하련다.

by 보통의아이 2025.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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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몸이 좋지 않아서 내가 좋아하는 카페라떼를 멀리해야 했다. 처음에는 먹지 않기로 한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몰랐다. 하지만 막상 소화력이 떨어져서 아무리 마시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상황이 되니,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커피를 끊었던 시기도 있지만 요즘엔 하루 한 잔씩 라떼를 마셨다. 그런데 최근 소화력 이슈로 조금만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도 속이 더부룩했다. 카페라떼는 특히 우유가 들어간 음식이라 그런지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답답한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라떼를 끊고, 대신 매실차나 물을 마시는 것으로 버텼다.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라떼를 한 잔 마셨고, 마시는 순간 느껴지는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이 너무 반가웠다. 그동안 참고 참았던 걸 생각하니 더 맛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다시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소화력이 완전히 회복되진 않은 모양이었다.

하. 정말 절제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새삼 깨달았다. 내가 원해서 멀리한 게 아니라 몸이 받아주지 않아서 멀리한 음료인지라 다시 마셨을 때의 기쁨이 컸다. 그렇다고 계속 무리해서 마시면 또 속이 불편해질 테니, 당분간은 라떼를 매일 마시지 않고 2~3일에 한 번씩 먹을 예정이다. 그러다 속이 좀 많이 좋아졌다 싶으면 늘려가는 걸로.

요 며칠간 소화력 문제로 의도치 않게 굶고, 울며 겨자 먹기로 1일 1식을 하면서 몸무게가 잠깐 줄었지만, 다시 식사를 하니 금방 원래대로 체중이 돌아오는 것도 신기했다. 이번 소화력 이슈로 강제 다이어트를 해보니 역시 사람은 먹고 싶은 거, 맛있는 거 잘 먹고 운동을 하는 게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인 듯 싶다. 먹고 싶은데 먹을 수 없는 그림의 떡 같은 상황은 정말 지옥 그 자체였다.

나는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 하련다. 근데 이제 어느 정도 건강은 챙기는 돼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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