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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눈이 아니라 또 비가 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 겨울인데 너무 안 추워서 마음이 쓸쓸하다. 이러다 겨울마저 사라지면 어쩌지?
비가 오고 나면 이번엔 진짜 추워질는지. 어서 빨리 한겨울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뜨끈한 장판에 들어가 몸을 녹이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테니.
오늘은 비가 오는 게 유독 얄미운 날이다. 눈은 질척여서 싫지만 그래도 겨울엔 눈이 와줬으면 좋겠다. 눈은 겨울에만 볼 수 있으니까.
적당히 비가 오고 적당히 쌀쌀한 날씨에 나는 어쩐지 공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하. 너무 공허한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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