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5월, 폭싹 속았수다와 함께한 오늘
5월이 시작되었다. 5월의 첫날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기온이 26도까지 오르며 여름이 벌써 온 듯했는데, 오늘은 갑자기 싸늘한 공기가 집안을 감쌌다. 이런 날씨가 오히려 반갑다. 나는 여름보다 겨울을 더 좋아한다. 여름의 무더위와 끈적임보다는 겨울의 차가운 공기와 고요함이 더 좋다. 그래서인지 오늘처럼 기온이 뚝 떨어지고, 비까지 내려서 공기가 차가워지면 괜히 마음이 편안해진다.
비가 오는 날에는 집에 있는 게 제일 좋다. 평소에는 외출할 때 비가 오면 우산을 챙기고, 신발이 젖을까 신경 쓰이고, 괜히 짜증이 난다. 하지만 집 안에 있을 때는 창밖으로 내리는 비가 그렇게 운치 있어 보일 수가 없다. 빗소리를 들으며 방 안에 앉아 있으면, 세상과 잠시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든다. 오늘처럼 싸늘한 날씨에 창문을 닫고, 포근한 담요를 덮고 있으면 겨울이 온 것처럼 아늑하다. 사람 마음이란 참 간사하다. 같은 비라도 내가 어디에 있느냐, 어떤 기분이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요즘은 ‘폭싹 속았수다’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주변에서 추천을 받아 보기 시작했는데, 매 회마다 내 눈물을 쥐어짜낸다. 가족 이야기, 특히 어머니에 대한 내용이 나올 때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너무 힘들어서 두세 편을 보면 잠시 멈추고 쉬게 된다. 감정이 벅차올라 한 번에 몰아보는 게 쉽지 않다. 아직 반이나 남았는데, 뒤에는 조금 덜 슬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족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내 마음을 깊이 건드린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가족, 내 어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감정들이 불쑥불쑥 올라온다.
다가오는 연휴에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남은 회차를 다 볼까 생각 중이다. 너무 울어서 지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여운을 한 번에 느끼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감정이 힘들 때는 잠시 쉬어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그 슬픔을 끝까지 마주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드라마를 보며 많이 울고, 마음이 지치기도 했지만, 그만큼 위로도 받았다.
비 오는 5월의 첫날, 집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세상은 여전히 변덕스럽고, 내 마음도 그에 따라 흔들리지만, 이렇게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소중하다고 느낀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고, 공기가 겨울처럼 차가워질 때면,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하는 내 마음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겨울의 고요함과 아늑함을 닮은 이런 날이, 내겐 오히려 위로가 된다. 오늘은 그저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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