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알면 알 수록 어렵다.
내가 가입한 손해보험을 오늘 쭉 확인해 보는데 솔직히 전문가 아닌 이상 어려울 수밖에 없는 말들이 많이 있었다.
다행히 보험에 대해 잘 아는 지인이 가입한 보험 내역을 쭉 확인해 줬는데 잘 가입했다고 말해줬다. 20대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제정신 아닐 때 생명보험사에서 눈탱이 맞아 가입했던 보험이 30만 원이었다. 순진하기도 했지.
필요도 없는 생명보험에 간병보험을 그렇게 어린 사람에게 가입시켜 놓다니. 물론 보험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지만 납입금이 부담된다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어린 마음에 거절을 잘 못하는 것을 알고 얼마나 밀어붙이던지. 아직도 치가 떨린다.
해지하려고 고객센터로 전화하니 바로 연락을 해서는 자기가 나쁜 보험은 가입 안 시켰다며 유지하라더니 해지하고 싶다고 어렵게 말하는 내게 협박 아닌 협박을 하던 게 생각난다.
세상물정 모르던 순진했던 20대의 나에게 제발 좀 계약할 때만이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소리치고 싶다.
이런 눈탱이 사건이 하나 둘 쌓일 때마다 점점 멘탈이 강해지고 진상짓도 좀 하게 됐으며, 하나하나 세상에 대해 알게 된 것 같다.
어리고 잘 모르는 것 같으면 동정하고 챙겨주고 안쓰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본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해 먹는 사람도 너무 많다.
보험 눈탱이 사건 이후로 그래도 깨달은 바가 있어서 이후 보험건은 꼼꼼하게 보장 내용을 내 두 눈으로 먼저 확인하고 가입을 진행해서 꽤나 만족스러웠는데 보험에 대해 잘 아는 지인이 잘 가입했다고 말까지 해주니 기분이 꽤나 좋았다.
일단 나 살아 있는 동안 보장받는 혜택으로만 넣었고 실제로 살아가는데 도움 받는 보험들로 구성했다.
처음 설계받을 때 만기 시 보험료를 돌려받는 것과 소멸성 보험 두 가지 안으로 설계를 해줬는데 사실 보험료를 저축 개념처럼 설명하면서 나중에 다 돌려받는다는 식의 설명이 난 좀 별로였다.
물론 사람 성향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소멸성 보험을 비갱신형으로 알차게 구성한 보장성 보험들이 내 입장에선 가장 베스트였다. 솔직히 1,2년 납부하고 끝나는 것도 아니고 10년 20년 납부해야 되는데 그때 가서 돌려받는 금액이 물가 대비 얼마나 큰 금액일지도 모르겠고 지금 기준의 고정된 보험금으로 20년 납부만 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었다.
아깝다면 아까울 수도 있겠지만, 매달 일정 금액만큼 미래의 내가 감당하지 못할 큰 비용에 대한 위험비용을 미리 쪼개서 적립하는 거다 생각하는 게 더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돌려받는 돈이 있으면 보험을 깨고 싶은 유혹이 어쩔 수 없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차라리 돌려받는 유혹 자체가 없어야 이 보험을 잘 유지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장 베스트는 보장 못 받고 돈만 날리는 거라도 좋으니 차라리 오랫동안 건강한 것이겠지. 보험 보장나이가 90세이기 때문에 그 사이 어디든 하나는 고장 날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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