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이상한 날

by 보통의아이 2023. 9. 8.
반응형

오늘은 좀 이상한 날이다.

이상하게 연락 오는 곳이 많았는데 다 의미 없는 것들이었다. 우선 잘못 걸린 전화가 계속 왔는데 어디 인천에 있는 아파트 방재실 관리실에서 번갈아가며 전화를 해댔다. 나는 서울에 사는데 인천 무슨 일이야? 그래도 일단 전화는 받아서 잘못 걸었다, 번호를 잘못 기재한 것 같다고 알려주었다. 원래의 나라면 모르는 번호는 절대 받지 않지만 032 번호로 자꾸 전화가 와서.. 여러 번 전화를 하는 경우에는 잘못 걸린 전화나 진짜 급한 전화인 경우가 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잡고 뭔가 집중하려는데 전화가 또 왔다. 자기 하소연 쏟아내고 싶을 때 연락하는 사람이라 액정에 이름 뜨는 걸 보자마자 피로감이 몰려왔다. 아 그냥 받지 말까 싶다가도 성격상 그런 게 또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는데 퉁명스럽게 목소리가 나왔다. 무슨 일인지 안 들어도 알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랬더니 보고 싶어서 전화했는데 퉁명스럽다며 서운하다는데 나는 이게 하나도 미안하거나 기쁘지가 않고 그냥 핑계로 들리는 거다. 원래 저런 말 들으면 기뻐하던 나인데. 이제 정말 다 귀찮아.. 똑같은 얘기 참고 들어주는 것도 맞장구 쳐주는 것도 내 생각과 다른데 답정너를 요구하는 것도 너무 견디기가 힘들다. 그래서 그냥 서운하다는 사람에게 나 지금 바쁘니 다음에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솔직히 그냥 이대로 서서히 멀어지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무 자르듯 관계를 끊긴 어려우니.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얘기를 들어주기보단 내 얘기를 들어주길 원하는 것 같은데 그게 참 서로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 하니 듣는 사람은 없고 말하는 사람만 넘쳐나는 것 같다. 나는 이제 지칠 대로 지쳐버려서 하는 것도 듣는 것도 다 차단해 버렸다. 나이 먹을수록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 안 된다는데.. 하..

 

반응형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아 얼른와...  (0) 2023.09.11
단순 반복  (0) 2023.09.09
때때로  (0) 2023.09.07
멀티가 왜 이렇게 안 되는 걸까  (0) 2023.09.05
습도..  (0) 2023.09.04

댓글